[교육]동에 번쩍…우당탕탕…혹시 ADHD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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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1학년인 석기(가명)는 수업 중 제자리에 앉아 있지 못하고 절반은 엉덩이를 들고 산다. 담임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으니 공부를 잘할 리 없다. 담임은 “야단을 쳐도 뒤돌아서면 그만이고 태도가 나아지지 않는다”며 부모 면담을 요청했다. 석기 엄마는“집에서도 마찬가지”라며“아무리 내 아이라고 해도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크면 나아지겠죠”라며 한숨만 내쉬었다. 주의력이 매우 부족하고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주의력 결핍 및 과잉행동 장애(Attention Deficit-Hyperactivity Disorder·ADHD)일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석기 엄마처럼 많은 부모들이 크면 괜찮아지겠지 하는 안이한 생각에 방치한다.
삼성서울병원 김지혜 박사는 ADHD도 발달장애 중 하나라며 “이 장애는 아이가 유치원에 들어갔을 때 발견되기도 하지만 그래도 유치원은 자유로운 분위기여서 큰 문제가 안되다가 초등 1∼2학년 때 학부모들이 자녀의 태도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병원을 찾는다”고 말한다.
초등 6학년인 건이는 어려서부터 안절부절 못했고 수업 중에도 주의가 산만했지만 지난해까지만 해도 성적이 괜찮은 편이었다. 그러나 올 들어 성적이 크게 떨어지고 학교에 가길 싫어해 병원을 찾았다가 ADHD란 판정을 받았다.
삼성서울병원 홍성도 소아정신과장은 “ADHD가 있더라도 지능이 높은 경우가 문제”라며 “주의집중을 하지 못해도 머리로 학교공부를 따라가기 때문에 성적도 괜찮아 학부모로서는 아이의 문제를 간과하다가 지능만으로 학교공부를 쫓아가지 못하게 되는 초등 고학년이나 중학생이 됐을 때 병원을 찾는다”고 지적했다.
ADHD 어린이들은 학업능력이 떨어져 학교에 흥미를 갖지 못하고 미국의 경우 약물에 빠지거나 비행을 저지르는 경우가 많다는 것. 많은 부모들이 아이가 자라면 증상이 없어질 것이라고 기대하지만 일부 나아지는 경우도 있으나 대부분은 지속적으로 문제를 일으킨다.
삼성생명공익재단 사회정신건강연구소(소장 이시형)가 삼성서울병원 소아정신과와 함께 실시한 최근 조사에서도 비행 청소년의 19.0%가 ADHD를 가지고 있었다. 이에 반해 일반 청소년은 7.4%가 ADHD를 가지고 있었다.
3월부터 5월까지 서울과 지방 중소도시의 중고교 남녀 재학생 1022명과 범법행위를 저지르고 보호관찰소에 들어간 14세에서 20세까지의 남녀 청소년 295명을 조사한 결과다.
홍 과장은 “ADHD 청소년의 비행행동률이 높다”며 “보다 어릴 때 치료를 받게 되면 비행행동을 할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지적했다.
ADHD는 다른 정신과적 증상들을 함께 가지는 경우가 많다. ADHD 학생들은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우울해하거나 불안해 하고 있으며 정신적 스트레스가 쌓여 시험 전 복통이나 심한 두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정서적 문제 때문에 이들은 학교생활이나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김진경기자 kjk9@donga.com
▼ADHD 체크 리스트 Conners 평가척도(부모용)
각 문항을 읽고 당신의 자녀가 얼마나 그러한지 체크하십시오.
* 차분하지 못하고 너무 활동적이다
* 쉽사리 흥분하고 충동적이다.
* 다른 아이들에게 방해가 된다
* 한번 시작한 일을 끝내지 못한다(주의집중 기간이 짧다)
* 늘 안절부절못한다
* 주의력이 없고 쉽게 주의분산이 된다
* 요구하는 것이 있으면 금방 들어 주어야 된다
* 자주, 또 쉽게 울어버린다
* 금방 기분이 확 변한다
* 화를 터뜨리거나 감정이 격하기 쉽고 행동을 예측하기 어렵다.
위의 내용에 해당하는 행동이 전혀 없으면 0점.
약간 있으면 1점.
상당히 심하면 2점.
아주 심하면 3점.
총점이 15점이 넘으면 ADHD를 의심해 보는 편이 좋다.
자료:오경자(1990)주의력 결핍 및 과잉행동 장애의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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