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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영어 학습 환경에 눈 돌려라

9,643 2007.07.25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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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 이윤재 (번역가, 영문칼럼니스트)

- 내 손안의 영어 15가지 비법 -

1. 초등학교 1학년부터 영어를 배우는 게 바람직

요즘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는 취학전 영어교육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한국어 정체성이 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유아들이 지나치게 빠른 영어교육을 받으면 자칫 우리말 구사능력의 순조로운 발달에 지장을 주는 역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으며 ‘과잉학습장애’라는 일종의 정신질환증상을 나타낼 수도 있다. 영어교육은 모국어 습득이 이루어지고 난 후에 시켜야 효과적이다. 한글 쓰기도 버거운데 영어까지 쓰고 읽기를 바란다면 아이가 영어에 싫증을 낼 수도 있을 것이다.

초등학생은 유아보다 지적수준과 인지능력이 뛰어나 빨리 따라잡을 수 있다. 결론적으로 현재 초등학교 3학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영어교육을 1학년부터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초등학교 1학년인 만 7세가 되면 이미 한국어 정체성이 확립되어 가는 단계에 있기 때문이다.

바이링귀스트(Bilinguist: 두 나라 말을 할 줄 아는 사람) 교사가 부족하면 우선 e-러닝을 통해 실시하면 될 것이다. TV나 인터넷을 이용한 교육방송(EBS)의 대학수학능력시험 강의는 수십만 명이 동시에 접속해 강의를 시청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Ubiquitous) -언제 어디서나 컴퓨터를 네트워크와 연결하면 사용 가능한 환경- 시대를 이미 열었다.
이렇게 되면 사교육비 경감 효과는 물론 상대적으로 사교육 혜택을 받을 수 없었던 오지(奧地)와 농어촌 지역 어린이들의 교육정보화 격차를 줄이는 가치 사슬(Value Chain)의 효과도 거둘 수 있을 것이다.

2. 가장 효과적인 영어 습득법은 듣기다

언어 능력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듣기와 읽기라는 받아들이는 능력(Receptive Ability)이요, 말하기와 쓰기라는 생산하는 능력(Productive Ability)이다. 그러면 이 네 가지 능력을 고루 습득하기 위해 동시에 이것들을 골고루 공부해야 하는가?

그렇게 할 수도 없고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 어린아이가 우리말을 익히는 과정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맨 먼저 ‘맘마’ ‘엄마’ ‘아빠’를 듣고 따라하도록 하여 입을 터 준다. 그리고는 아기가 알아듣든 못 알아듣든 ‘아가야 맘마 먹자’하면서 듣기훈련을 시키는 것이다. 엄마는 천부적인 모국어 교사인 셈이다. 그런 다음 이런저런 말들이 아기의 귀로 쉴새없이 들어간다. 그러다가 스스로 말을 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을 외국어 학습에 그대로 적용하면 된다. 우리는 옛적에 서당에서 마치 동자승(童子僧)처럼 무릎을 꿇고 앉아 훈장님이 ‘하늘 천(天)’ 하면, ‘하늘 천’ 하고 따라했다. 이러한 방법으로 천자문(千字文)을 뗐다. 그러다 보니 자신도 모르게 문리(文理)가 터졌던 것이다.

이런 방식이 요즘말로 하면 ‘집중 과정’(Intensive Course)이다. 초등학교 때 구구단을 애써 외운다. 우리는 평생 그 정보를 이용한다. 다양한 영어문장을 듣고 따라하다 보면 영어를 듣고 말할 수 있는 능력을 스스로 갖추게 된다.

언어 습득은 후천적인 지식보다 영감과 본능에 속한 문제다. 말하기는 머릿속 지식으로만 되는 게 아니다. 하루에 최소한 30분 이상 영어를 따라하는 구강훈련을 함으로써 자기화해야 한다.

음악을 듣고 TV를 시청하는 것은 수동적 행위요, 습득(Learning)이다. 책을 읽는 것은 능동적 행위요, 학습(Studying)이다. 영어습득의 일차적 단계는 오직 소리에 ‘노출(露出)’시켜 소리를 듣고 따라하는 습득 과정이어야 한다.

3. 최선의 교사는 카세트 테이프와 영화 비디오 테이프

4. 발음의 강약과 띄어 말하기(읽기)에 치명적 실수 말아야

영어 단어가 두 개 이상이면 강약을 따진다. ‘GREEN house’에서 ‘GREEN’에 stress가 오면 ‘GREEN’은 명사가 되어 ‘녹색’이란 뜻이 된다. 따라서 ‘GREEN house’는 온실(溫室)이라는 의미가 된다. ‘green HOUSE’에서 ‘HOUSE’에 stress가 오면 ‘green’은 형용사로서 ‘녹색의’라는 의미가 된다. 따라서 green HOUSE는 ‘녹색의 집’이란 의미가 된다. (※대문자는 강세가 오는 단어임)

‘He is a fine CLERK’은 ‘그는 우수한 사무원이다’가 되지만, ‘He is a FINE clerk’은 ‘그는 벌금(罰金) 징수원이다’는 의미가 된다. ‘fine’이라는 단어는 형용사가 되면 ‘우수한’이라는 의미가 되지만 명사가 되면 ‘벌금’이라는 의미가 되기 때문이다.

우리말에서는 띄어쓰기를 잘못하면 엉뚱한 의미가 된다. 예를 들어 ‘아버지가 방에 들어가신다’를 잘못 띄어쓰면 ‘아버지 가방에 들어가신다’가 된다. 영어에서는 어디에서 끊어 말하느냐(읽느냐)에 따라 의미가 확연하게 달라지는 경우가 있다.

5. 중학교 학습의 무게중심은 문어영어로 이동해야 한다

6. 뿌리 깊은 문법적 기초는 정확한 영어 구사능력의 원천

한국사람들은 한국어 문법을 잘 몰라도 한국말을 잘하고, 영어를 배우는 외국인은 원어민보다 문법을 더 잘 안다고 주장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피상적 관찰에서 나온 주장일 뿐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유년시절 자기의 모국어를 습득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자연적으로 언어적 체계를 익히기 때문에, 마치 자신이 문법과 구조를 모르고서도 자신의 모국어를 잘 사용하고 있다는 착각을 하게 된다. 세계사람들이 사용하는 자기의 모국어는 사실상 다양한 문법구조가 녹아있는 그들의 언어를 습득했기 때문에 그 나라 언어의 문법과 구조를 정확히 따르고 있는 것이다.

문법은 여행자에게는 지도와 같고, 건축가에게는 설계도와 같고, 항해사에게는 나침반과 같다. 글이라는 건물을 올리려면 어휘라는 자재와 그 자재를 쌓는 설계도의 역할을 하는 문법이 있어야 한다. 건물이 높이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지하 깊이 들어가야 한다. 문법적 기초가 약할 경우 허술한 문장이 될 수밖에 없다.

7. 문법공부는 무조건적 암기보다는 합리적 이해가 필요하다

8. ‘엉터리 영어’를 피하려면 관사 하나에도 신경을

9. 스탠더드 대화 암기하는 회화 공부는 큰 쓸모없다

문장을 만들어내는 능력이 없으면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는 벙어리가 될 수밖에 없다. 어려운 주제, 복잡한 토론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그리고 고급스러운 문장을 구사하기 위해서는 법학도가 판례를 공부하기 전에 육법전서를 공부하듯 먼저 영어의 기초적인 틀을 확실히 해놓아야 한다.

회화를 잘하기 위해서는 우선 문법을 익힌 다음 ‘International Herald Tribune’이나 ‘Reader’s Digest’ 같은 분명하고, 평이하며, 정확한 영어를 끊임없이 접해야 한다. Input(Reading)한 영어가 올바르면 Output(Speaking)한 영어 또한 올바르다. 각 신문에 매일 연재되는 English Dialogue(영어 문답)는 한번 흘려 읽고 지나쳐 버리는 단편적인 ‘쪽지식’일 뿐, 이것을 통해 영어의 체계적인 진수(眞髓)를 맛볼 수는 없다.

10. 토플·토익·텝스 성적은 영어 구사능력과 별개

11. 능력 향상을 위한 토플공부는 바다에서 쟁기질하는 격

토익이나 토플시험을 준비하지 않는 학생들도 자신의 영어실력 향상을 위해 토익·토플을 공부하는 경우가 많다. 요즈음은 어린이들까지도 토익을 공부한다. 이러한 일들은 바다에서 쟁기질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헛된 일이다.

몸의 살을 빼기 위해서는 열심히 운동을 해야지 아무리 저울에 올라가 봐야 몸무게는 줄지 않는다. 이들 시험은 시험 보는 시점에서 영어의 완성도를 저울에 달아보고 확인하는 장치일 뿐이다.

토플·토익·텝스의 표준화된 선다형문항(Standardized Multiple-Choice Item)으로 된 기출문제(Previous Test)나 모의문제(Simulated Test) 위주의 문제집과 씨름해 보았자 학습자의 능력을 극히 제한적으로, 그리고 비능률적으로 향상시켜 줄 뿐이다. 원래 4지선다형 시험문제라는 것은 평가를 위한 것이지 학습을 위한 것이 아니다. 시험문제를 푸는 연습은 듬직한 학습자세가 아니다.

이런 시험에는 이렇게 공부하고 저런 시험에는 저렇게 공부하는 학습체계가 서지 않은 우왕좌왕하는 식의 시험용 영어공부는 영어실력 자체의 향상을 가져올 수 없다. 영어를 공략(攻略)하기 위해서는 일시적 수험목적에 급급하지 말고 실속 있게 기초실력을 닦아야 한다. 기초문법에 대한 지식 없이 무턱대고 좋다는 학원 다 다녀 보고 아무리 많은 문제집을 풀어보며 찍기 요령을 익히고 문제 패턴을 외운다 하더라도 그것은 약삭빠른 시험선수가 될 뿐이다.

12. 어학연수는 ‘견학’이요,‘수학여행’일 뿐이다

막대한 돈을 쏟아부으면서 유학중인 한국 학생들의 상당수가 정보를 읽고 이해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지 못할뿐더러 듣기·말하기·쓰기 등 그 어느 것 하나도 제대로 할 수 없으니 수업을 따라갈 수 없는 것은 물론 언어 문화적 소외감은 ‘창살 없는 감옥’과 같아 스트레스의 원인이 될 뿐만 아니라 자살충동까지 일으키기도 한다.

신문보도에 의하면 이번 여름방학에도 연례행사처럼 예외없이 어학연수 행렬이 장사진(長蛇陣)을 이루었다. 그러나 엄밀히 말해 그것은 ‘견학’이요, ‘수학여행’이지 ‘어학 연수’는 아니다. 불국사나 석굴암을 한번 구경하고 왔다고 해서 한국역사에 대한 지식이 금방 향상되겠는가? 같은 이치다. 몇 주에 몇 백만 원의 외화를 유출할 필요가 있을까?

13. 유학에서 가장 요구되는 영어의 능력은 쓰기

14. 유학은 만 13세가 적당하다

지나치게 빠른 조기유학은 바람직한 것이 못되며, 만13세 정도가 적절하지 않나 싶다. 초등학교(Elementary School) 6년 동안은 제1언어로서의 우리말과 한국인의 정신 문화적 성분(Element)을 확실하게 뿌리내려야 한다. 왜냐하면 언어란 정신적 가치와 민족의식을 형성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외국어로서의 영어’(EFL: English as a Foreign Language)를 초등학교 때까지 익힌 후, 중학교부터 미국과 같은 나라에서 ‘제2언어로서의 영어’(ESL: English as a Second Language)를 습득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또한 중요한 것은 무턱대고 유학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유학은 얼마나 준비하느냐에 따라 얻을 수 있는 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특히 조기유학은 한국에서 영어를 많이 습득해 갈수록 적응을 잘한다. 따라서 현지에서의 적응실패로 다시 돌아오는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조기유학 성공률은 5%, 즉 실패율이 95%라는 수치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15. 영어를 위한 다리품을 팔아야 한다

The mills of God grinds slowly’(하나님의 맷돌은 더디지만 곱게 갈린다)라는 말도 있고 ‘He who would climb the ladder must begin at the bottom’(사다리를 오르려면 밑바닥부터 시작해야 한다. 천 리 길도 한걸음부터)이란 말도 있다.

마땅히 거쳐야 할 단계와 과정을 무시하고, 영어를 쉽게 배우겠다는 생각을 해서는 안 된다. ‘짧은 기간에 말문이 트이고 귀가 열린다’는 과대과장 선전에 귀가 솔깃해서는 안 된다. 산봉우리에 오르려면 고개를 넘고 내를 건너는 다리품을 팔아야 하듯, ‘천천히 착실히(Slow and Steady)’ 자기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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