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부패방지위, 재벌 전용기 공짜 이용 조코위 차남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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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자 아닌 독립생계자" 판단에 법률전문가들 "비상식적 결정" 비판
지난 2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시위대가 조코 위도도 대통령과 그의 아들들을 비판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인도네시아 부패방지위원회(KPK)가 재벌 전용기를 공짜로 이용한 조코 위도도(조코위) 전 인도네시아 대통령 차남의 행위에 대해 불법이 아니라고 결론 내려 논란이 커지고 있다.
4일(현지시간) 자카르타포스트 등에 따르면 KPK는 최근 조코위 전 대통령 차남 카에상 팡아릅의 불법 사례금 수수 혐의에 대해 불기소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누룰 구프론 KPK 부위원장 지난 1일 기자들과 만나 카에상은 당시 조코위 대통령의 부양가족이 아닌 독립생계자인 만큼 공직자가 아니어서 KPK의 조사 대상이 아니라며 "공직자 불법 사례금 수수와 관련 없는 사건"이라고 말했다.
카에상은 부친이 대통령 재직 중이던 지난 8월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여행을 떠났고, 그의 아내는 항공기 내부를 찍은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이 비행기가 일반 여객기가 아닌 개인 전용기이며, 전용기의 주인은 싱가포르 빅테크 기업 시(SEA)의 창업자 겸 최고운영책임자(COO)인 강예라고 주장했다.
현지 언론도 강예가 카에상의 형이자 현 부통령인 기브란 라카부밍 라카와 친분이 있고 기브란이 솔로시 시장으로 있을 때 함께 사업을 하기도 했다며 대통령 아들이자 차기 부통령 동생에게 불법 향응을 제공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런 논란에도 KPK가 무죄로 결론 내리자 전문가들은 상식에 맞지 않는 결정이라고 비난했다.
브라위자야 대학 법학 교수인 아안 에코 위디아르토는 "카에상이 공직자는 아니지만 우리는 모두 그가 당시 대통령 아들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며 KPK의 논거가 약하다고 지적했다.
가자마다 대학 반부패연구센터 자누르 로만 박사도 "이번 수사는 카에상이 얻은 이익이 공직자 가족이라는 그의 지위와 관련이 있는지를 따졌어야 한다"며 "이번 결정이 선례가 돼 가족을 통해 공무원에게 제공되는 불법 사례가 더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10년 동안 집권하다 최근 자리에서 물러난 조코위 전 대통령은 아들 문제로 계속해서 비난받고 있다.
조코위 전 대통령 처남이 이끌던 헌법재판소는 지난해 대선 출마 연령 규정까지 바꿔가며 조코위 전 대통령 장남인 기브란의 부통령 출마 길을 열어줬고, 기브란은 결국 부통령에 당선됐다.
지난 8월에는 국회가 이달 말에 있을 지방선거에 카에상이 주지사로 출마할 수 있도록 선거법상 연령 제한 규정을 바꾸려 했지만, 대학생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시위에 결국 무산됐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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