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03월 지상겔러리<김선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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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카사트 < 정원의 소녀
글:김선옥(인니 미협회원/땅그랑문화원회화반 강사)
작가: 마리 카사트(Mary Stevenson Cassatt, 1844~1926)
작품: <정원의 소녀, Girl in the Garden> 1880~1882,
oil on canvas, 92 65cm
일생을 열 두 달로 나누어 보고, 사계절로 나누어 본다면,
3월 봄날은 한창 젊은 시절이 되겠다.
미국 인상주의를 대표하는 화가 마리 카사트(Mary Cassatt)의 <정원의 소녀, Girl in the Garden>를 보는 순간 3월이 연상되었다.
빨간 꽃 만발한 정원에 한 소녀가 바느질을 하고 있다. 배경은 과감한 대각선 구도의 길이다. 경사진 길은 오르막과 내리막을 내포한다. 다행히 소녀는 오르막을 향하여 앉 았다. 길 안쪽에는 빨간 꽃 피어있는 정원이, 길 건너엔 나무숲이 있다. 그리고 어설프 지만 강단 있어 보이는 나무 한 그루가 길을 가로질러 서 있다. 흰 옷에 뒤로 묶은 머 리, 반듯한 앞가르마의 소녀는 풋풋하면서도 다부져 보인다. 소박하여 경건해 보이는 소녀는 인생의 봄날에 꽃밭에 앉아서 무엇을 생각하고 있을까? 손에 쥔 바느질감은 대 수롭지 않아 보인다. 생각에 몰두하기 위한 구실일 뿐. 마치 새장 안의 새처럼 정원의 소녀는 등 뒤에 놓여진 경사진 길과 미래를 향한 열정, 동경, 당시 여자들의 삶 등을 골 똘히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카사트 는 19C 중엽 미국에서 태어났다. 그는 일찌감치 전문적인 화가로 살려면 결혼이 걸림돌이 되리라 판단하고 미술에만 전념한다. 미술학교에서 여학생에겐 남성 누드화가 금지됨에 반발하는가하면, 여학생은 입학도 안 되던 시절에 파리로 유학을 가서 결국엔 에꼴 드 보자르에 입학해서 미술수업을 받는다. 일생의 대부분을 파리에 서 지낸 카사트는 드가의 작품을 만나면서 전환점을 맞게 된다. 뎃생, 파스텔 사용, 판 화, 동적인 구도 등 여러 면에서 드가의 영향을 받는다. 페미니스트인 카사트와 여성혐 오주의자로 알려진 드가가 서로의 작품을 인정하며 공동 작업도 한 것은 참으로 신선 한 아이러니다. 카사트는 남성위주의 인상파 그룹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면서 자신만의 화풍과 작품세계를 이루어낸다.
당시 독립적이고 자유로운 삶을 추구했던 신여성들(Modern Women)의 사회적이고 주체적인 일상을 주로 그렸으며 특히 어머니와 자식의 모습을 많이 그렸다. 그들은 대 부분 내성적이고, 지적이고, 꾸밈이 없고, 일이나 과제에 집중하고 있으며, 신문이나 책을 읽고 있다. 카사트에 의해 처음으로 주체적인 여성의 일상이 소중하게 그려졌다. 그는 그림 속 여성들처럼 주체적으로 우뚝 섰으며, 모성애로써 삶과 예술계에서 많은 열매를 맺게 된다. 미국의 근현대 미술 컬렉션과 젊은이들에게 끼친 영향을 보면, 카사 트는 한 송이의 꽃이 아니라 한 그루의 커다란 나무로 살았음이 분명하다.
다시 <정원의 소녀>를 바라본다.
3월이면 생각나는 우리의‘유관순’모습이 오버랩 된다. 흰 저고리, 앞가르마,
결연한 모습......
그들이 보여주는 두 가지 키워드, ‘독립’과 ‘세상을 향한 모성애’로
3월엔 무엇을 싹
틔울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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