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11 머리 빗겨주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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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라자 장례식은 특이하다. 따우따우(고인의 형상)을 만들어 무덤에 두고, 상여를 집밖에서 빙글빙글 돌리고 흔들다가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가하면, 동굴 속에 바위에 구멍을 파고 관을 넣던지, 무덤(가족묘)을 창고처럼 집 가까이에 둔다.
더 특이한 게 있다. 토라자언어로‘조상을 공경하다’라는 마네네(Manenek)는 무덤의 시신을 꺼낸다. 미라가 된 가족을 보며 죽은 이가 살아 돌아온 것처럼 반가워하는 걸 보았다. 어둡고 습한 곳에 있었다며 ‘햇볕을 쬐여주고 머리도 빗겨주고, 새 수의로 갈아 입혀’ 준다. 그런 후 새 관에 넣어 새 무덤의 집으로 들어 보낸다.
죽음은 요단강을 건너고 저승사자가 와서 데려 간다지만 그리 멀리 있지 않고 그리 무서워하거나 미리 두려워할 것도 아니라 생각한다.
또라자 사람들을 보면서 나는 이런 걸 느꼈다.
나 스스로 할 수 있으면 삶, 남이 대신 해주면 죽음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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