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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11 한인사의 한 페이지를 넘기며

5,405 2016.11.05 0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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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 오후 한국으로부터 통의 부고가 날아 들었다.

여한종 대사의 부인께서 소천하였다는 비보셨다.

3등서기관부터 시작하여 공사직책에 이르기까지 오직 인도네시아 수문장으로 일관하시다 마지막 직책인 대사직마저 주변국 파푸아 뉴기니아에서 마친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였던 여한종 대사, 그러나 지금 고인이 되신 그의 부인 장평화의 이름 뒤에 숨어있는 역사적 의미는 알려져 있지 않다.

2013 발간된 단행본 ≪적도에 뿌리내린 한국인의 혼≫에 자세히 기술되었듯이 장평화는 평탄치 않은 삶을 이어 오셨다. 동경제국대학 성과를 나온 부친 장윤원은 조국에서 은행 중역으로 근무하던 , 3.1독립운동 자금을 제공하였다 하여 일경의 체포대상에 오르자, 다음해인 1920 4 부인과 아들을 남겨둔 만주로의 망명길에 오른다. 이후 베이징에 잠입하여 네덜란드총독부 고위 관리 안젤린의 권유를 받아 9 네덜란드령동인도(인도네시아) 들어온다. 자바땅을 밟은 최초의 한국인으로 기록된다.

장윤원이 네덜란드 총독부 일본어담당 고등판무관으로 근무 중이던 1942 3, 일본제국군이 자바를 순식간에 점령하더니 네덜란드군을 비롯한 9 명의 연합군 포로들이 억류되었으며, 이에 협력한 화교들을 포함한 적성국 요인들도 체포된다. 네덜란드 고위 공직자 이던 장윤원도 예외가 없었다. 16 헌병대(현재 국방부 청사) 끌려가 모진 고문을 당한 스트루스윅 형무소(현재 살렘바 형무소) 수감된다. 7개월 늦둥이가 태어나자 가족들은 형무소를 방문하여 부친에게 작명을 부탁한다. 주변에 하루도 바람 잘날 없이 먹구름과 태풍만 몰아쳤으니, 후손들은 평화로운 세상에서 살아달라는 염원 속에평화(平和)’ 종이 위에 주었다.

1966 8 한국-인도네시아간 영사관계가 수립되어 12 초대 총영사와 공관원이 부임한다. 우선 급선무가 인도네시아어를 익히는 것이었다. 대사관 직원들과 부인들이 당시 라와망운 지역에 위치한 UI대학 어학연수원에 등록한다. 연수기간은 1년이었으나 일과에 바쁜 남자직원들은 3개월 속성으로, 시간 여유가 있는 부인들은 6개월, 또는 1 코스를 밟게 된다.

UI대학 영문과 출신의 장평화는 영문과 조교로 재직 , 한국인들이 어학연수를 받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방을 기웃거리다 한국부인들과 대화를 나누기 시작한다. 장평화는 자신의 부친이 한국인이라고 실토한다. 깜짝 놀란 한국인들은 자초지종을 확인한 결과, 장평화의 부친 장윤원의 후손들이 한국에 거주하고 있음을 확인한다. 장평화는 UI 대학 조교생활을 청산하고 아예 한국총영사관 직원으로 채용되어 3 김좌겸 총영사의 비서로 봉직한다.

총영사의 적극적인 후원으로 1971 9 장평화는 드디어 아버지의 나라 한국을 방문하게 된다. 이때나는 한국의 이라는 제호의 기사가 한국일보, 신아일보 국내신문에 크게 보도되자 인도네시아에 관심을 갖고 있던 청년이 편지를 띄우게 된다.

장평화는 대사관으로 승격한 대한민국 공관에 근무하던 초급 외교관과 1974 3, 결혼에 골인하게 된다. 펜팔로 맺어진 인연이었다. 두분 카톨릭 신자인 탓에 자카르타 성마리아 대성당에서 혼례식을 치르게 된다. 장평화는 외교관인 남편을 도와 1980년대 군부와 정계를 주름잡던 베니 무르다니 장군의 경제담당 보좌관인 소피안 와난디와도 교류하게 된다. 장평화와 소피안은 전공은 틀리지만 UI 대학 동기생이었으며, 베니 무르다니 장군은 1970년대 2 주한 총영사를 역임한 지한파(知韓派) 거물이었다.

한편 네덜란드 명문대학인 델프트 공대를 마치고 귀국한 장평화의 둘째 오빠 장순일은 1960 아뜨마자야대학 12명의 창립자 명으로 이름을 올렸으며, 초대 공대학장, 스망기 캠퍼스 건설본부장, 재단부이사장을 역임하며한국인의 자카르타 심장부에 새겨 놓기도 하였다.

2000년대 , 공직에서 은퇴한 남편을 따라 경기도 분당에서 여생을 보내던 장평화는 말년에 치매증세를 보이며 고난의 세월을 보내다 아버지의 나라에서 74세를 일기로 생을 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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