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11 리콜의 경제학? 리콜의 경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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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삼성전자가 갤럭시 노트7에 대한 리콜을 발표했다.
갤럭시 노트7은 8월19일 출시 이후 배터리 결함 및 폭발 논란에 시달려 왔다.
삼성전자는 8월31일 한국 이동통신 3사에 대한입고 중단 조치에 이어 9월2일 마침내 조건없는 리콜을 결정했다. 전세계 기 판매된 물량뿐 아니라 대리점 재고까지 포함되어 리콜규모는 총 250만대, 리콜로 인한 직접적인 손실만 최소 1∼1.5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리콜은 기업이 결함이 있는 제품을 무상으로 수리, 교환 또는 환불해 주는 조치로서, 금전적 손실과 함께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기업/제품 신뢰도에 타격이 불가피해 기업 입장에서는 최후의 조치로 선택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다만, 리콜의 원인, 규모, 타이밍, 대응방식에 따라 리콜이 장기적으로 기업에 약이 되기도, 독이 되기도 한다.
흔히 리콜을 언급할 때 양날의 검, 전화위복 등의 표현을 함께 쓰는 것도 리콜이 가진 이런 양면성 때 문이다. 리콜로 인한 당장의 금전적 손실은 비교적 예측 가능한 반면, 리콜의 효과, 즉 리콜을 통한 소비자 신뢰회복과 향후 제품판매 영향 등은 예측도, 계량화도 쉽지 않다. 고도의 경영 의사결정이 필요한 것이다. 따라서 리콜을 둘러싼 다양한 현상들을 지칭하는 용어로“리콜의 경제학” 보다는“리콜 의 경영학”이 보다 적절한 선택이 될 수 있다.
리콜 역사상 최악의 사례 중 하나로 평가받는 것은 도요타 자동차 대규모 리콜 사태이다. 동 리콜은 2009년 8월 미국에서 발생한 렉서스 차량 교 통사고로 인한 일가족 사망사고가 원인이 되었다.
사고 초기 도요타는 바닥 매트 결함으로 원인을 축소하려 했지만, 이후 가속페달, 브레이크 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며 결국 총 천만대에 이르는 리콜을 결정하게 된다. 도요타는 안전과 직결되는 차량 결함 문제를 초기에 안이하게 대응함으로써 이후 미국시장에서 차량 판매가 급감하고 브랜드 이미지에도 치명적인 상처를 입게 된다.
반대 사례로 자주 인용되는 것은 바로 존슨앤존슨의 사례이다. 1982년 타이레놀을 복용한 소비자의 사망사고가 발생했고, 사유가 청산가리에 의한 제품 오염 때문으로 알려지자, 존슨앤존슨은시판 중인 타이레놀에 대한 수거조치와 함께 언론을 통해 리콜 소식을 적극적으로 홍보했다.
리콜에 따른 존슨앤존슨의 손실은 당시 수억불에 달했으나, 이후 조사결과 약품 제조공정상의 문제가 아닌 고의적인 독극물 주입이 원인이라는 것이 밝혀지고, 누군가 제품에 손을 대면 흔적이 남는 특수 포장용기를 개발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빠른 속도로 회복해 나간다.
금번 갤럭시 노트7 리콜에 따른 경제적 손실은 비단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특정 산업/기업집단에 대한 성장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도 일정부분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지난 9월25일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2016년 3분기 국내총생산 (GDP) 증가율은 전분기 대비 0.7% 증가에 그치며, 4분기 연속 0% 대 성장률을 기록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2분기 1.2%를 기록했던 제조업 성장률이 3분기 -1.0%로 역성장했다는 점이다. 이는 2009년 1분기(-2.5%) 이후 7년 반 만에 가장 낮은 성장률로서 제조업 부진이 전체 성장률을 끌어내렸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은행은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7 리콜 사태와 현대자동차 파업 등이 전기/전자기기, 운송장비 업종의 3분기 성장률에 영향을 미쳤으며, 향 후 경제성장률 예측시 갤럭시 리콜사태의 추가적인 영향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의 리콜결정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아직은 호의적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리콜 결정이 전화위복이 될지, 아니면 그렇지 않아도 성장률 정체에 신음하고 있는 한국경제에 또다른 걸림돌이 될지, 효과가 확인 되기까지에는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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