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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11 대사의 일기 제5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입후보”

4,072 2016.11.05 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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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보면,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일수록 말을 분명하게 하지 않는다. 대통령도 그날안보리관련 인도네시아에 양보한다는 말은 한마디도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의 발언은 타협책을 제시한 셈이다. 인도네시아는 당시 유엔안보리 이사국이 아닌 만큼 사무총장 선출과정에 투표권이 없다. 따라서 인도네시아에 대하여 기대하는 것은한국의 기대를 저버리지 것과, 태국 후보가 탈락될 경우 아세안 내에서 한국 지지 분위기를 만드는데 도움을 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대통령은 대놓고 말하지 않았지만 인도네시아가 도움을 준다면 한국은 인도네시아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을 것이라고 언질을 셈이다. 외교관 출신인 하산 장관이 말을 충분히 알아들었을 것이다.

외교관은 상대방이 말한 내용을 상부에 보고하는 것은 쉽다. 그러나 말하지 않은 부분, 특히 다른 나라 대통령이 암시하는 부분을 무시한다면 그는 훌륭한 외교관이 아니다. 그러나 말하지 않은 부분에 대한 자신의 해석은 때로는 막중한 책임을 져야 한다. 대사를 포함 외교관이 가장 고민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나는 자카르타로 귀임하자마자 하산 장관을 포함하여 인도네시아 정부 인사들을 만나 대통령의 발언 내용을 전파하는 한편, 나의 해석을 과감하게 제시하였다. 하산 장관은 대통령의 발언 내용을 SBY에게 보고하였다고 하면서안보리 관한 언질을 받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가지고 있었다.

이에 대해 나는 대통령이총장 관한 입장을 밝힌 만큼 SBY 한국 방문 안보리문제를 제기하면 대통령 간에 의견 조정이 가능하지 않겠느냐고 답하였다. 하산 장관은 7 정상회담에서 총장,“안보리문제를 협의할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하였다.

노대통령이 제안한 내용은 처음부터 길밖에 없는 선택이었다. 외교에 있어서 때로는 본질보다 시기(timing) 중요할 때가 있다. 지금 돌이켜보면, 대통령이 인도네시아에게 전향적인 방안을 암시한 시점이 좋았다고 본다.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나에 대한 경계심을 한층 낮추고, 나와 솔직한 의견 교환을 하였다.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한국과 같은 배를 타고 있다는 심정을 가지고 있었다. 한편, 한국은 이미 달째 이사회득표 활동을 중단한 상태이다. 한국이 주저하기보다 마리 토끼에 대한 결단을 내릴 시점이었다.

인도네시아에게 통보

2006.7.25 유엔 안보리 이사국들이 4명의 후보를 두고 처음으로 모의투표(straw poll) 실시하였다. 결과 장관은 찬성 12, 반대 1, 기권 2 표를 받았다. 지지율 1 위였다. 2위는 인도 후보로 찬성 10, 반대 2이며, 태국 후보는 찬성 7 표로 3위를 차지하였다. 투표는 순위를 정하는 투표가 아니라 후보에 대한 선호도를 측정할 뿐이지만 (이러한 투표가 차례 있다), 우리 정부가 그동안 얼마나 열심히 외교 활동을 하였는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태국 후보가 이상 버티기 힘든 상황이다. 그러나 시점부터가 우리에게 중요하다. 가능성은 낮지만 아세 안의 다른 후보, 특히 싱가포르 후보가 나설 경우 강력한 경쟁자로 등장할 가능성은 남아 있기 때문 이다. 아이러니하지만 태국 후보가 끝까지 남아주는 것이 우리에게 유리하다.

7 유엔 모의 투표 직후, 본부로부터 훈령이 왔다. 유명환 당시 외교부 차관 (후에 외교부 장관)

8.14 인도네시아를 방문할 테니 인도네시아 외교부 장관, 차관과의 면담 약속을 잡으라는 지시이다. 본부는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안보리득표 활동을 중단하고총장선출에 전념한다는 방침을 정하였다. 이러한 방침을 9.1 대외적으로 공식 발표하기에 앞서, 인도네시아에 먼저 통보하러 차관을 파견한 것이다.

8.14 차관이 하산 장관을 면담하였다. 관은총장경선관련 아시아 후보 공정 경쟁을 계속하기를 기대하며, 태국 후보가 경선에서 탈락하는 경우“ASEAN+3(. . )”후보로서 한국지지를 기대한다고 말하였다. 또한. 한국 인도네시아와 안보리진출경쟁을 하지 않겠다고 통보하였다. 다만, 한국이 언제인가 보리경쟁에 다시 나설 경우 인도네시아의 지원을 요청한다고 말하였다. 하산 장관의 표정이 환하게 밝아진다. 오랜 체증이 내려가는 기분이었을 것이다. 이를 지켜보는 나는 한국이 유엔사무 총장에, 인도네시아가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에 선출되어 양국이 win-win하기를 바랄 뿐이었다. 한국이 포기함으로써 인도네시아의 유엔 안보리 진출이 사실상 확정된 셈이다. 그러나 총장경쟁은 1 모의투표 결과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였지만 다수 국가의 참여로 혼전 양상이 계속되고 있었다.

총장경쟁은 태국에 9.19 쿠데타가 발생하여 탁신 정부가 붕괴되었다. 10.2 유엔 안보 리모의 투표에서도 한국 후보 찬성 14, 기권 1 사실상 당선이 확정되었다. 다음으로 최대 득표를 얻은 인도 후보는 10 찬성을 받았으나 안보리 상임이사국의 반대가 있었다. 장관이 격차로, 그리고 상임이사국 전원의 찬성으로 선출된 것이다. 소식은 자카르타 현지 시간으로 10.3 한국 국경일 리셉션이 있는 날이다. 나는 리셉션에 참석한 주재국 인사, 외교단, 교민들 로부터 축하인사 받기에 정신이 없었다. 내가 30여년 외교관 생활을 하면서 가장 기쁜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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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

해가 바뀌어 2007.2 본부 훈령이 왔다. 한국이 2013/14년도 유엔안보리 비상임이사국후보에 나서기로 결정하고, 인도네시아의 지지를 요청하는 외교공한을 인도네시아 외교부에 제출하라는 지시였다. 본부는 5년 후에 있을안보리득표 활동을 그 때부터 시작한 것이다.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이 되기 위한 경쟁이 얼마나 치열한가를 보여주는 실례이다. 드디어 2013년 성공하였다. 한국이 1996/7년 비상임이사국에 처음 선출 되었고 16년 만에 두 번째 진출에 성공한 것이다. 5년 전 안보리진출을 준비하던 담당자들에게 조그마한 위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편,총장추진과정에 대한 아쉬움이 남아 있다. 국제적 캠페인에 앞서 광범위하게 국민적 합의를 도출하는 과정이 있었거나, 국민들의 관심과 지지 속에서 외교 캠페인을 전개하였으면 하는 아쉬움이다. 그렇다면 한국인 출신 유엔 사무 총장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자긍심은 보다 높아 졌을 것이다. 또한, 소수 부처, 소수 인사만의 전 유물이었던 엘리트 型 외교에서 탈바꿈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그러나 비밀주의가 그러한 기회를 막았다.

2006년 한국이 차기 사무총장 후보 문제를 내기로 결정한 후 우리 사회의 지도층 인사들이 자카르타에 왔었다. 국회 고위인사, 현직 각료도 있었다.

그들은 조심스럽게총장캠페인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문의하고, 한국이 남북한 분단과, 주한 미군 주둔이라는 외교적 핸디캡을 극복하고 사무총장을 배출할 있겠느냐고 물었다. 우리의 캠페인이 얼마나 비밀리에 진행되고 있는 가를 말해주고 있다.

마지막으로, 역사를 두고 가정법을 쓰지 말라는 말이 있다. 역사적으로 중대한 사안을 두고 만약 (if)...으면 어떻게 되었을까라는 가정은 의미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 당시를 회고하면서 가지”if 있다. 만약 북한이 총장에 반대하였으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 당시 북한은 반대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같이 남북한 대립 상황이었다면 북한은 중국, 러시아 등을 동원하여 반대하였을 것이다. 그럴 경우 중국, 러시아 모두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 거부권을 가진 만큼 반기문 후보의 성공여부는 쉽사리 점치기 어려웠을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10 반기문 총장이 선출되고, 취임하였을 당시 남북한 사람들 모두 마음속에는 가지 염원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한국인 유엔 사무총장 기간 남북한 관계, 나아가 한반도 평화 구축에 새로운 이정표가 세워지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언론보도에 의하면, 총장이 차례 북한을 방문하려고 하였으나 실현되지 못하였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대사의 일기 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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