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6월] 6월 특집> 한국의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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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특집 한국의 바다
할머니의 바다 / 김준태아가야,
오늘은솔바람 구비구비 동백꽃 남쪽그 해남이란 곳에
걸어가서 대추씨앗처럼 따글따글 익은 슬픔도 만나보고천년을 살아온 놋쇠바람 손자가
되어 할머니의 푸른 친정 앞바다를 허우적거리면병든 내 노래도 핏기가 돌까 혹은 돌까!
공자 맹자 사서四書를 읽었다는 사람들이낫 놓고 ㄱ자도 모르는 무지랭이들 앞서서
갈팡질팡 서로의 목숨을 팔아먹던 시절피, 피, 피가 핑핑핑 들끓던 그 망나니시절에도
뽕나무밭 뱀재기벌레 한 마리도 밟지 않고진도나 아리랑고개를 후여후여 넘어오신
할머니 그래도 자신의 죄罪만을 드러내며 대흥사大興寺에 빌고!부처님께 빌고 한울님께
빌고논 한가운데 옹달샘에 가서 옹달샘신神한테 빌고당산나무에 가서 당산나무神한테 빌고
달을 보며 달을 쫓아가며 둥그러이 빌고하루에도 수십번 춘하추동 수수백년 빌고지고
쌀 한톨 콩알 하나 하늘로 알고 살아오신 할머니할머니의 무명베 치마에 묻혀서 펄럭인다면
병든 우리 노래도 핏기가 돌까 혹은 돌까!살아생전 밭을 매다가도
축! 처진 늙은 젖이라도 내밀어어린 손자들의 울음을 울음을 막아주던 할머니!
아가야, 오늘은 그러면그러했던 할머니의 친정 앞바다에 풍덩 뛰어든다면
거울이 빠져나간 내 몸뚱이는 밝아질까 혹은 밝아질까솔바람 구비구비 동백꽃 남쪽
그 해남이라는 곳에 일자무식一字無識으로 걸어가서대추씨앗처럼 따글따글 익은 슬픔도
만나보고천년을 넝쿨지어 나부껴 온 놋쇠바람의 손자가 된다면! 사진 : 엄종한(재인니한인사진협회장
바다는 외부세계와 내부세계를 연결하는 거대한 통로이며 새로운 문화를 전파하는 매개로서 국가 흥
망성쇠의 열쇠이다. 그래서‘바다를 지배한 자가 세계를 얻는다’는 말은 시대를 초월하여 진리로 받아
들여진다.
해양박람회, 여수엑스포가 지난 5월 12일부터 시작되었다. 살아있는 바다, 숨 쉬는 연안이라는 주제로
세계 100여개 나라가 참가하여 각 나라 해양산업의 비전과 미래를 전시하면서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
고 있다.
생명의 원천인 바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는 예부터 바다와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살아왔
다. 한국의 바다는 신화로 변용되어 신성공간으로 믿어져왔으며 풍요로운 먹을거리를 제공하면서 생활
문화의 기반을 이끌어가는 생명의 보고였다. 참게와 파도의 술래잡기가 끝없이 이어지는 드넓은 갯벌의
서해, 크고 작은 섬들이 남국의 풍경을 자아내며 대륙의 관문으로 당당한 남해, 백사장과 기암절벽에 수
많은 전설을 새겨놓고 고래의 꿈을 간직하고 있는 동해는 세계에 자랑할 만한 우리만의 자연유산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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