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0월호 - 지상 갤러리[세바스티앙 살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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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쯤 태국 방콕의 현대 미술관을 지나가다 사진전 포스터를 보고 갑자기 발걸음을 멈춰 선 적이 있었다. 분명 지구에 사는 사람들의 모습인데 도대체 저긴 어디고 또 저 사진을 찍은 작가는 누구일까?
세/바/스/티/앙 살/가/도. 1944년 브라질 태생인 그는 미국에서 경제학 석사를 받고 미 재무국에서 근무하며 경제 전문가로서의 안정된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던 중 1970년대 세계은행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아프리카 르완다에 가게 되었고, 그곳에서 아내의 카메라를 빌려 처음으로이 곳 저곳 등을 찍어보게 된다. 런던으로 돌아오는 비행기안에서 출력된 사진들을 보며 자신이 쓰는 경제관련 리포트 보다 사진이 훨씬 매력적인 일이고 현실적인 경제학에 다가가기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
“사진은 현실이 직접된 세계를 수천 편의 글이나 말보다 더 잘 보여주는, 통역이나 번역이 필요 없는 보편적인 언어 입니다”
살가도의 사진을 보면, 그가 사진가 이전에 경제 학자였기 때문에 표현할 수 있었던 주제들이 그의 사진에 절실히 묻어난다.
당시 서구 중심국가(서유럽, 미국)에 의한 주변부국가들의(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가난한 실정을 그의 사진들은 잘 표현해 주고 있는데, 그가 찍은 금광 노동자들의 사진을 보자 수천 명의 남자들이 진흙을 뒤집어 쓴 체로 기계도 없이 위태위태한 사다리에 매달려서 개미처럼 금을 찾아 기어 오르고 있다. 2차 세계 대전이 끝나고 제국주의 국가 였던 서구 열강들은 끊임 없는 발전을 거듭한 반면, 식민지 국가였던 제3세계 국민들은 이런 물리 적인 시간의 흐름에서 한참 비켜나 있었고,이 사진들을 통해서 살가도는 기존의 이윤과 경쟁, 생산성이라는 경제학과는 다른 삶과 죽음이라는 현실의 경제학을 제시한다.
모든 것이 거래되는 자본주의 시장에서 이런 기아와 고통을 닮은 사진들도 주요한 거래품목 중의 하나이기에 대부분의 상업 보도 사진작가들은 급한 일정에 비행기나 헬기에서 내려 눈에 보이는 장면들을 찍고 충분하다고 생각이 들면 다시 짐을 싸서 떠나는게 일반적이었으나, 살가도는 이런 접근 방식으로는 현실 너머의 진실을 보도할 수 없고, 세상을 바꾸는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생각이 있었다. 현장을 여과 없이 보여주되 그 원주민 들의 삶을 동정이나 고통에 대한 타인의 시선이 아니라 지구라는 시공간에서 같이 살고 있는 우리라는 관점으로 그들이 최소한 기품을 잃지 않게 묘사하고 있다.
세바스티앙 살가도의 삶과 작품 이야기를 더 알고 싶으면 <영화 : 제네시스(Genesis) 세상의 소금>을 검색해서 시청해 보기 바란다.
공식 인스타그램 : Instagram.com/sebastiao_salgado_photograp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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