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 807 > 망꾸부미 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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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 마시오. 내가 우리 군대를 보내 손을 좀 봐 주겠소.” 혀를 쯧쯧 차던 망꾸느가라 2세가 그렇게 장 담했습니다. 그는 자기 사위인 라덴 마스 수웡소 (Raden Mas Suwongso)에게 여단 규모의 보병 과 기마대를 주어 족자 술탄국으로 들어가 네덜란 드군을 돕게 했습니다. 그러나 족자 시내로 접어 들기 직전 끄라톤에서 동쪽으로 조금 떨어진 깔 라산(Kalasan) 지역 란두군띵(Randugunting) 이라는 곳에서 그들도 디포네고로군의 기습공격 을 받았습니다. 허를 찔린 망꾸느가란의 대군이 거의 전멸당하다시피 했고 지휘관 라덴 마스 수웡 소는 사로잡혀 슬라롱의 디포네고로군 본진에 끌 려갔습니다. http://www.tugassekolah.com 26 I 한인뉴스 2024년 11월호 “당신 장인어른께 전하시오. 계속 알라의 뜻을 거스려 네덜란드를 돕는다면 망꾸느가란 봉국 역 시 가만 두지 않을 거라고 말이오.” 디포네고로 왕자는 벌벌 떨던 수웡소에게 잔뜩 겁을 준 후 풀어주었습니다. 망꾸느가란 봉국 왕 실의 인사를 처형해 굳이 철천지 원수를 지고 싶 지 않았던 것인지도 모릅니다. 로그록과 란두군띵을 비롯해 여러 전투에서 디 포네고로군이 모두 이겼다는 소식에 족자 끄라톤 의 왕족들은 끄라톤 침공이 임박했다고 여겨 두려 움에 떨었고 급기야 브레더부르크 요새로 들어가 보호를 요청할 정도였습니다. 반면 일반 백성들은 크게 고무되어 디포네고로군의 군세는 더욱 증강 되었고 저항전쟁은 자바 전역으로 번져나갔습니 다. 끄라톤 왕궁 안에 머물던 높은 울라마들도 궁 을 나와 디포네고로군에 속속 합류했습니다. 족자 끄라톤 왕족들의 우려와 같이 디포네고로 군은 이윽고 끄라톤 공격을 감행했습니다. 뜨갈레 조 전투로부터 3주만의 일입니다. 이 작전에 동원 된 디포네고로군 병력은 6천 명에 달했습니다. 그 들 중 아부 바까르 왕자(Pangeran Abu Bakar) 가 이끄는 제1대는 빠꾸알라만 봉국을 동쪽으로 부터 치고 들어갔습니다. 아부 바까르 왕자는 술 탄 하멍꾸부워노 3세의 아들로 디포네고로 왕자 와 형제관계였죠. 그는 쪼데 강(Kali Code)의 다 리를 파괴해 빠꾸알라만 봉국의 군대가 족자 술 탄국을 지원하지 못하도록 봉쇄하고 그곳의 중국 인들 끼아이 모조 등은 실소를 터뜨리며 조요꾸수모 왕자(Pangeran Joyokusumo)와 수르옝로고 왕자(Pangeran Suryenglogo)에게 강경한 거절답신을 쓰도록 했습니다. ‘네덜란드군이 무장해제하고 본국으로 돌아간다 면 그 길을 막지 않겠지만 계속 알라를 모욕하고 왕국을 침탈한다면 알라의 뜻에 따라 그대들에게 불지옥을 선사할 것이오. 불행한 파국을 피하기 위해 정녕 화친을 원한다면 당신의 고아슬라롱 방 문을 환영하며 신께 맹세코 당신과 일행들의 안전 을 보장하겠소.’ 그 회신을 받은 드콕 장군의 얼굴이 붉그락푸르 락 했습니다. 그는 슬라롱의 적진 한가운데로 걸 어들어갈 용기가 없었던 것입니다. “동인도 네덜란드군 총사령관인 내가 저들 진영 에 들어간다면 과연 저들이 날 가만히 둘 것 같은 가? 무슨 일이 벌어질지 뻔한 적진에 내발로 걸어 들어갈 수는 없는 일이오!” 그는 참모들에게 그렇게 말했지만 몇 년 후 그 스스로 디포네고로 왕자에게 자기 본진에 들어와 협상하자 말하게 되리라곤 그때 아직 상상하지도 못했을 것입니다. 디포네고로군의 기세가 점점 커지자 드콕 장군 은 자바 바깥에서 근무하던 장교들과 부대들을 불 러들여 자바 전선에 서게 했습니다. 그들 중 술라 웨시에서 불려온 노련한 반 게엔 장군(Jenderal Van Geen)은 스마랑에서 세랑 왕자(Pangeran Serang)의 부대를 압박해 들어갔습니다. 세랑 왕 자는 수꼬와티(Sukowati)로 진군해 까르토디르 자(Kartodirja)의 부대와 함께 렘방(Rembang) 드망(Demang) 등 높고 낮은 지위의 영주들이 협조하여 인력과 물자를 신속하게 움직 이면서 디포네고로군의 조직력을 과시했으나 정 작 가장 의미가 컸을 끄라톤 점령을 달성하지 못 한 것이 디포네고로 왕자에게는 못내 아쉬운 일이 었습니다. 그러나 디포네고로군은 이제 한껏 겁먹은 네덜 란드군을 줄기차게 밀어붙이며 승승장구하기 시 작했습니다. 꺼두에서 있었던 치열한 전투에서 불 키요(Bulkio)라고 이름붙인 농민군은 하지 우사 만 알리바사(Haji Usaman Alibasah)와 하지 압 둘까비르(Haji Abdulkabir)의 지휘 아래 마글랑 (Magelang) 군수인 뚜멍궁 하디닝랏(Tumenggung Hadiningrat)과 손잡은 네덜란드군을 격파 하고 마글랑 군수의 목숨을 빼앗았습니다. 머노레 (Menoreh)에서도 네덜란드군을 쳐부수고 머노 레 군수 아리오 수모딜로고(Ario Sumodilogo) 를 죽였고요. 전세는 디포네고로군쪽으로 크게 기 울고 있었습니다. 이쯤 되자 1825년 8월 7일 드콕 장군은 양자 협 상을 요구하는 서한을 서둘러 디포네고로군에 보 냈습니다. 네덜란드로서는 당장 전쟁을 멈추게 하 진 못하더라도 시간이라도 벌어야 할 상황이었죠. 그런데 그 서한엔 대담하게도 이런 문구가 포함되 어 있었습니다. ‘자발적으로 무기를 버리고 투항하는 자들은 신 분의 귀천과 지은 죄의 경중을 따지지 않고 사면 해 줄 것이다’ 이 편지를 함께 열람한 고아슬라롱의 디포네고 로 왕자 보조느가라(Bojonegara) 등의 농민군을 이끌고 있었는데 스마랑에서 벌어진 반 게엔 부대와의 전투에서 까르토디르자가 다리에 총을 맞고 적에게 사로잡히자 수세로 몰려 마디운 으로 후퇴했다가 그 후 슬라롱에서 디포네고로 왕 자와 합류했습니다. 다음 호에 계속 블로라(Blora) 역에 도착할 때마다 날아 드는 현지 전황보고서는 사뭇 심상치 않았습니다. “족자 왕실의 귀족들이 대거 저쪽에 붙은 건 이 해할만한 일이지만 왜 자바 민중들마저 대부분 반 디포네고로 왕자와 자바전쟁 배동선작가의 술술 읽히는 인도네시아 역사 15 란군을 지지하는 거요? 민중들이 술탄에게 등을 돌렸단 말이오? 이곳 동인도에서?” 술탄이 버젓이 존재하는데 술탄의 반대편에 선 반란군의 수괴를 족자 술탄국 백성 대다수가 따른 다는 동향보고를 드콕장군은 믿을 수 없었습니다. 동인도에서 지냈던 지난 18년 동안 이런 현상을 그는 처음 보았던 것입니다. 동인도인들은 최소한 술탄에게 절대적으로 순종했으니까요. 그가 스마랑까지 도착한 것은 1825년 7월 29일 이었고 그는 다음날 수라카르타를 먼저 방문했습 지난 호에 이어 반 더 채펄런 총독 (채펄런 남작 고더 알렉산더 제라르 필립-좌)과 헨드리끄 마르쿠스 드콕 장군(우) 한인뉴스 2024년 11월호 I 25 니다. 그의 강권에 수난 빠꾸부워노 6세는 내키지 않았지만 디포네고로 반란 평정을 위해 네덜란드 를 돕겠다는 대답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드콕 장군은 같은 요청을 하기 위해 망꾸느가란 봉국으 로 가기 앞서 부관에게 먼저 명령을 내렸습니다. “지원군들이 다 모이기도 전에 끄라톤을 뺏긴다 면 큰 낭패가 아닐 수 없다. 저 느릿느릿한 인간들 을 믿을 수 없으니 스마랑 주둔군 일부를 빼서 신 속히 족자로 먼저 보내도록 하게.” 이 명령에 따라 께엠시우스 대위(Kapten Keemsius)의 부대가 즉시 스마랑을 출발해 최고 속도로 끄라톤을 향해 행군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런데 그들이 족자로 가던 길목인 로그록(Logrok) 강가에 도착하자 무시요센티카(Musyosentika) 가 지휘하는 디포네고로군이 벼락같이 기습을 가 해 왔습니다. 습격을 예상치 못했던 네덜란드군은 지리멸렬하며 200여 명이 몰살당했고 족자 주지 사에게 전달하려고 운반해온 굴덴의 군자금도 탈 취당하고 맙니다. 뜨갈레조 사건 불과 며칠 후인 1825년 7월 말에 벌어진 이 전투는 디포네고로군 이 거둔 첫 승리였고 이 소식이 퍼져 나가자 입대 지원자들이 몰려들면서 디포네고로군 병력은 크 게 증강되기 시작했습니다. “그게 무슨 소린가? 칼을 들고 덤비는 반란군들 에게 총든 군대가 어떻게 패배한단 말인가?” 망꾸느가란 봉국에서 망꾸느가라 2세를 만나고 있던 드콕 장군은 네덜란드군이 로그록에서 대패 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자기 귀를 믿지 못했습니다. “장군 유럽인들의 거주지역을 불살랐습니다. 한편 아디네고로 왕자(Pangeran Adinegoro)가 이끄 는 제2대는 족자-마글랑-수라카르타를 잇는 도 로와 통행세 수금을 위해 설치된 관문들을 모두 점거해 지원군들 길목을 막았습니다. 그리고 블리 타르 왕자(Pangeran Blitar)가 이끄는 제3대가 족자 끄라톤을 빼앗기 위해 남쪽으로부터 공격해 들어갔습니다. 디포네고로군에 항거하는 군수들 의 도성내 주택들은 모두 파괴되거나 불태워졌고 곡물창고들을 공격해 탈취한 곡물을 도성 밖으로 빼냈습니다. 이로 인해 족자 침공이 끝난 후 도성 주민들은 심각한 식량난을 겪게 됩니다. 어린 술탄 하멍꾸부워노 5세는 궁전의 신료들과 함께 브레더부르크 요새로 피신했고 끄라톤 경비 대장이자 네덜란드군의 소령 계급장을 단 위로네 고로 왕자(Pengeran Wironegoro)는 디포네고 로군을 맞아 힙겹게 끄라톤을 수비해 함락을 면 할 수 있었습니다. 끄라톤 점령에 실패한 디포네 고로군은 도성 밖으로 일단 물러났으나 도심으로 통하는 모든 도로를 점거하고 봉쇄작전을 실행했 습니다. 이로 인해 족자는 한동안 마치 죽음의 도 시처럼 스산했고 지나는 사람들마저 거의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 정도면 충분히 위력을 보였으니 적 지원군들 을 회피하면서 전역에서 철수하시오.” 디포네고로 왕자의 명령에 따라 그의 군대는 족 자 봉쇄를 7일만에 풀고 포로들과 노획물자를 가 지고 슬라롱으로 돌아갔습니다. 족자 침공에는 수 바바드 디포네고로(디포네고로의 이야기) 최근 출간본에 등장하는 자바전쟁 삽화 한인뉴스 2024년 11월호 I 27 많은 뚜먼궁 한편 뜨갈레조 사건을 보고받은 바타비아의 네 덜란드 총독 반 더 채펄런(Van der Cepellen)은 디포네고로 왕자를 상대할 야전사령관으로 헨드 리끄 머르쿠스 드콕 장군을 선임합니다. 그는 당 시 40대 중반의 활동적인 군인으로 원래 해군에 입대해 1807년부터 동인도에서 근무하기 시작했 지만 1821년에는 수마트라의 빨렘방(Palembang)에서 육전으로 현지반란 진압을 성공적으 로 수행한 전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지금 동인도 전역에서 발생한 크고 작은 반란들이 한 두 개가 아니오. 족자에서 벌어진 저 반란을 신속 히 진압하고 돌아와 주시오. 장군이 할 일이 많소.” 채펄런 총독이 이렇게 말할 때까지만 해도 드콕 장군은 미개한 자바 내지에서 한 두 달 안에 반란 을 진압하고 당시 바타비아에 상륙해 있던 유럽문 명으로 속히 돌아와 안락한 생활을 즐기려 했습니 다. 하지만 일단의 부대가 호위하는 마차를 타고 중 부 자바로 향하는 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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삥땅동 2024-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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