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 특히 > 술탄 하멍꾸부워노 5세를 비롯해 끄라톤 에 남은 왕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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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웍 전투에서 디포네고로 왕자의 생명이 경각을 달리는 상황이 벌어져 끼아이 모조와 망꾸부미 왕자의 부대는 중 상을 입은 디포네고로 왕자를 말에 싣고 급히 머 라삐산 기슭으로 후송해야 했습니다. 가웍 전투의 후반은 엉망이 되어버렸죠. 용한 의사들이 달려들 어 치료했지만 디포네고로 왕자는 한동안 사경을 헤매야 했습니다. 그러다가 마침내 의식을 되찾고 회복하기 시작합 니다. 1826년 동인도의 역사는 그를 쉽사리 놓아 주지 않았던 것입니다. 자바땅의 절반이 그만 바라 보고 있었으므로 그는 마냥 누워있을 수 없었습니 다. 그는 가웍 전투로부터 한달이 좀 넘은 1826년 11월 17일 아직 성치 않은 몸을 억지로 일으켜 전 선으로 돌아갔고 족자 서쪽의 뻥아시(Pengasih) 에 본진을 설치하고 전쟁을 속개했습니다. 그해 12월 1일 삼비로조 부대장 망꾸디닝랏 왕 자(Pangeran Mangkudiningrat)가 기어이 네덜 란드 총독부 꺼두(Kedu) 지역 부지사 반 발크 (van Valck)에게 항복한 것은 이미 예견된 일이 었습니다. 하지만 그가 제시한 항복조건을 네덜란 드군이 수용하지 않았음에도 항복을 강행한 이 사 건으로 네덜란드군은 크게 고무되었고 이젠 디포 네고로군 지휘관들 모두에게 전향을 권하며 회유 해 왔습니다. 디포네고로군에는 망꾸디닝랏 왕자 말고도 하멍구부워노 2세의 왕자들 그리고 네덜란드 편에 선 왕족과 귀족들을 말한다. 또한 족자 술탄국의 왕자들이 디포네고로 지원을 포기하거나 지원요청에 최소 한 피동적으로 반응하도록 만든다. 3. 디포네고로군이 점령한 족자 인근지역을 탈환 해 세금이 다시 걷도록 만든다. 4. 반군들을 ‘섬멸지역’인 쁘로고 강(Sungai Progo)과 보고원토(Bogowonto) 사이의 지역으 로 몰아 넣는다. 5. 반군의 최고 지도자 디포네고로를 생포한다. “하지만 반란 세력이 지금과 같은 조직력과 기동 력을 가지고 있는한 저들을 진압하는 것은 불가 능한 일이오. 노술탄을 데려와 그의 왕자들과 일 부 영주들을 전향시켰다 한들 그들이 있던 자리를 다른 지휘관들이 채워버리니 저들의 기세를 꺾을 수 없소. 그러니 디포네고로군의 조직력과 기동력 을 여하히 무너뜨리느냐 하는 것이 이 전쟁의 관 건인 것이오.” 이러한 맥락에서 1827년 초 드콕 장군은 작전 회의에서 이렇게 말하며 변칙적 요새전 전략을 수 립했습니다. 이것이 벤뗑 스텔셀(Benteng Stelsell) 대비정규군 부대까지 포함해 압도적인 화력 으로 무장했고 수라카르타 수난국 디포네고로 왕자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그렇게 대답했지만 그 역시 마음부담이 큰 것은 마찬가지 였습니다. 네덜란드가 노술탄을 모셔온 이유는 뻔 한 것이었습니다. 영국에 의해 폐위당하기 전까지 노술탄은 관료들과 백성들의 전폭적 사랑을 받았 을 뿐 아니라 디포네고로 왕자의 친조부였으니 디 포네고로 왕자가 당장 찾아와 조부 앞에 무릎을 꿇지는 않을지라도 하멍꾸부워노 2세와 인연이 깊은 디포네고로군 지휘관들을 심리적으로 흔들 어 반란의 열기를 꺾겠다는 것이었죠. 디포네고로 군의 병사들과 대부분 귀족들에게는 실제로 별다 른 동요가 없었지만 하멍꾸부워노 2세 시대에 끄 라톤 생활을 했던 왕족들에겐 직격탄이 되었습니 다. 어린 시절에 할아버지의 관심과 사랑을 듬뿍 받았던 디포네고로 왕자 역시 이제 족자 끄라톤에 서 다시 술탄이 되어 왕좌에 앉은 하멍꾸부워노 2 세의 존재가 마음에 걸리지 않을 리 없었습니다. 1826년 10월 망꾸느가란 봉국을 공격하려고 우 선 수라카르타 서쪽 가웍(Gawok)에 모여 있던 디포네고로군을 네덜란드군이 먼저 공격해 왔습 니다. 디포네고로군의 병력은 6천 명이었고 네덜 란드군은4천 명이었지만 네덜란드군은 기병대와 포병 또는 스텔셀 요새작전이라 불리게 되는 전 술입니다. 네덜란드군이 디포네고로군 지역을 탈 취하면 즉시 그곳에 신속하게 간이 요새를 세우고 가시철조망을 둘러쳐 방어력을 높였는데 그 요새 들을 계속 개축해 강화하고 요새들간의 거리를 촘 촘하게 유지하면서 요새간의 통신로에 병력을 수 시로 기동시켜 신속한 연락과 도로경계를 강화한 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로서 이제까지 어느 한 지 점에 한정된 지역적 개념이었던 ‘요새’는 보다 역동적인 개념으로 변모했고 이 작전으로 디포네 고로군의 병력이 집중되거나 지역간 이동하는 것 을 제한하려 했습니다. “우리가 점(요새)과 선(통신로)를 강력히 방어 하면 면(지역)에 갖힌 반란군은 다른 지역과 연계 하기 어려워질 것이오. 그렇게 되면 저들의 조직 력엔 균열이 생길 것이고 비로소 승기가 우리에게 넘어올 것이오. “ 그 결과 선택의 여지가 줄어든 디포네고로군은 요새간 거리가 먼 쁘로고 강과 보고원토 사이의 지역으로 밀려날 텐데 네덜란드군은 그곳을 디포 네고로군에게 최후의 일격을 가할 ‘섬멸지역’ 으로 계획하고 있었습니다. 다음 호에 계속 드콕 장군의 또다른 초상 (https://upload.wikimedia.org) 망꾸느가라란 디포네고로 왕자와 자바전쟁 배동선작가의 술술 읽히는 인도네시아 역사 17 봉국 군대와 연합군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끼아이 모조가 강력하게 주장한 게릴라전 방식으로 시작 한 이 전투는 이제 전면전으로 전개되면서 네덜란 드군을 크게 이기고 있었습니다. 멀찍이 일단의 부대가 호위하는 언덕 위에서 전황을 바라보고 있 던 디포네고로 왕자의 마음 속에선 여전히 번민의 소용돌이가 휘몰아치고 있었습니다. ‘어린 조카(하멍꾸부워노 5세)를 상대로 싸운 것도 부족해 이젠 할아버님과도 싸워야 한단 말인 가? 할아버님은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네덜란드 의 요구에 응하신 걸까? 나이들어 마음이 약해지 신 걸까? 아니면 자바 백성들 전체가 들고 일어난 이 전쟁을 반대하시는 걸까? 왕족 지휘관들의 이 탈을 막기 위해 난 내 할아버님을 매도하고 비난 해야 하는 걸까?’ 치열한 전장에서 깊은 생각에 잠기는 것은 위험 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망꾸느가란 봉국군이 벌판에서 거의 궤멸되어가고 있었지만 용의주도 한 네덜란드군이 몰래 안배한 기병대가 디포네고 로군 사령진의 배후를 치고 들어왔습니다. 호위부 대의 한쪽 축이 무너지면서 네덜란드 기병들이 디 포네고로 왕자가 있는 언덕 위로 쇄도해 혼전을 벌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위급한 상황을 멀리 지난 호에 이어 한인뉴스 2025년 1월호 I 37 서 본 끼아이 모조와 망꾸부미 왕자가 자기 부대 를 이끌고 급히 디포네고로 왕자를 지원하기 위해 달려오기 시작했습니다. 그 사이 호위부대를 수적 으로 압도한 네덜란드 기병대를 상대로 디포네고 로 왕자는 끄리스 단검을 빼들고 마상대결을 벌였 죠. 그가 신비한 체술을 익혔고 신의 가호가 깃든 성물을 지녀 금강불괴의 신체를 가졌다는 소문이 파다했지만 네덜란드 기병들에게 둘러쌓인 그는 치명적 열세를 면치 못했습니다. 더욱이 그의 끄 리스 단검은 네덜란드 기병들이 휘두르는 장검에 비해 너무 짧아 디포네고로 왕자는 힘겹게 분투했 지만 빠져나오기 힘든 수세로 몰리고 말았습니다. 꽝! 하지만 정작 그를 쓰러뜨린 것은 네덜란드 기병 지휘관의 손에서 불을 뿜은 망꾸느가란과 빠 꾸알라만 봉국 민중들을 억압하는 영주들을 칭하 는 것이었습니다. 이제 그 성전을 수행해 가던 중 역내 중국인들 유려한 몸통의 화승 권총이었습니다. “술탄 전하!” “디포네고로 왕자야!” 끼아이 모조와 망꾸부미 왕자의 부대가 네덜란 드 기병대를 몰아내며 이미 가까이 접근했지만 총 탄에 맞은 가슴에서 선혈이 솟구치며 디포네고로 디포네고로 전쟁 삽화 화승권총 왕자는 말에서 떨어지고 있었습니다. 풀숲에 쓰러 지는 디포네고로 왕자의 눈에 가웍의 파란 하늘이 한가득 들어왔습니다. (제5장 끝) 제6장 네덜란드의 반격 스텔셀 요새 작전 슬라미라(Selamira)를 출발해 쁘라기(Pragi) 동편에 도착해서 슨자티(Senjati)를 지나 적들이 쳐 올라온다. 저 수많은 이교도와 변절자들이 세 패로 나뉘어져 달려드는데 하나도 무섭지 않구나 38 I 한인뉴스 2025년 1월호 이것은 디포네고로 왕자 자신이 마카사르의 포 트 로테르담 요새에서 썼다고 알려진 ‘디포네고 로 이야기’에 등장하는 여러 시들 중 하나입니 다. 불굴의 호연지기가 빛납니다. 그가 네덜란드 와 그 동맹들을 대항해 벌인 이 전쟁의 성격은 기 본적으로 이슬람 성전인 지하드(Jihad)였고 그 지하드의 대상은 이교도들과 변절자들이었죠. 이교도란 이슬람 성도들을 공격하고 지배하려는 비무슬림 전 쟁 시작 당시부터 디포네고로 왕자의 든든한 지원 군이었던 망꾸부미 왕자도 그중 한 사람이었죠. 당장은 더 이상 디포네고로군을 이탈하는 귀족들 이 나오지 않았고 특히 농민군으로 참전한 백성들 은 디포네고로 왕자에 대한 충성을 거두지 않았지 만 노술탄 하멍꾸부워노 2세를 이용한 네덜란드 의 심리전 공세는 왕족 지휘관들의 마음을 지속적 으로 흔들었고 백성들 사이에선 지휘관들에게 대 한 일말의 불신이 싹 텄습니다. 자바 전쟁이 한창이던 족자 술탄국의 전황 (https://m.kiblat.net) 한인뉴스 2025년 1월호 I 39 한편 네덜란드군 진영에서는 드콕 장군이 자바 전쟁 초기부터 다음과 같은 전술을 통해 전쟁을 수행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있었습니다. 1. 망꾸느가란봉국과의 동맹을 통해 디포네고로 를 고립시킨다. 군사적으로든 정치적으로든 ‘반란’은 나쁜 짓이라는 인상을 대중들에게 각 인 시킨다. 2. 디포네고로의 적들을 하나의 연대로 묶는다. 그 들은 다누레조 2세 재상과 그의 편에 선 끄라톤의 신료들 즉 네덜란드인들과 중국인들이었고 변 절자란 네덜란드군을 도와 디포네고로군과 대적 하는 무슬림들 즉 디포네고 로의 삼촌뻘 왕족들이 다수 포진하고 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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