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불필요한 의료적 개입 대신 삶의 마지막 통과의례로 받아들여야 함을 강조한다. 그는 병원이라는 공간에서조차 죽음에 대한 준비가 부족하며 > 허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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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아체 지진 2005년 만달라항공 091편 추락 사고 2006년 족자카르타 지진 과 므라삐 화산 폭발 2009년 빠당 지진 2010년 므라삐 화산 대폭발 2014년 에어아시아 인도네시아 8501편 추락 사고 2015년 인도네시 아 공군 수송기 추락 사고 등 탑승자 전원이 사망하고 지상에 있던 사람들도 희생된 끔찍 한 항공 사고들은 이러한 불안감을 더욱 증폭시켰다. 자카르타에 살면서도 자잘한 교통사 고나 2002년 대홍수와 지진을 직접 겪었고 2018년 빨루 지진 과 쓰나미 등 수백 명에서 수십만 명에 달하는 인명 피해를 낸 대규모 자연재해 소식은 죽 음이 언제든 예고 없이 찾아올 수 있음을 끊임없이 상기시켰다. 이러한 사건들을 통해 삶의 취약성을 절감하면서 4남매가 돌아가면서 마지 막까지 아버님 곁을 지켰다. 한편 대부분의 사람들은 할아버지나 시아버지처럼 집에서 가족들의 돌봄 속에서 생을 마 감하기보다는 ‘자신이 원하는 죽음’이 무엇인지를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아들 부부가 페이스북에 올린 노마 할머니의 이야기는 많은 사람들에게 죽음 과 삶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다. 이처럼 죽음을 외면하지 않고 직시하려는 노력은 현재 삶의 가치를 재발견 하고 의미 있는 선택을 내리게 한다. 법의학자 유성호 교수는 유언장을 쓰며 ‘나는 어떤 사람이었고 “삶의 마지막 순간에 바다와 하늘과 별과 사랑하는 사람들을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볼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하지 말라. 지금 그들을 보러 가라”는 그들의 조언은 죽 음 성찰이 이끄는 삶의 실천 방안을 명확히 보여준다. 죽음을 생각함으로써 공개된 유언과 유산을 통해 그가 오랜 시간 죽음을 준비해왔음을 보여주었 다. 안동 지역에서 활동한 프랑스계 한국인 두봉 주교 역시 선종 직전까지 또렷한 의식으 한인뉴스 2025년 5월호 I 37 로 성사를 청하고 감사를 표하며 평생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과 함께했던 삶을 마무리했다. 이분들의 모습은 내가 평소에 ‘좋은 죽음’이라고 막연히 생각해왔던 것 과거에 비해 자연재해나 전염병으로 인한 사 망률은 분명 줄어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바로 죽음을 가장 잘 준비하 는 삶일 것이다.[끝] <참고서적> 죽음을 배우는 시간/ 김현아/ 창비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김영민/ 어크로스 법의학자 유성호의 유언노트/ 유성호/ 21세기북스 끝이다 나는 인간의 죽음이라는 것이 시대와 환경에 따라 그 형태가 얼마나 가변적인지를 깨닫게 되었다. 2000년대 초 인도네시아에서 사망 원인 1위가 자연재해였던 반면 나는 자연스럽게 죽음과 삶의 연결성에 대해 고 민하게 되었다. 이는 법의학자 유성호 교수의 관점과도 맞닿아 있었다. 유 교수는 그의 저 서와 강연을 통해 죽음이 우리 삶과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 가장 내밀하게 연결된 또 다른 모습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죽음을 제대로 알고 준비하는 과정이야말로 역설적으로 현재 의 삶을 더욱 충실하고 의미 있게 살아가는 방법이라고 말한다. 결국 죽음을 잘 준비하는 일은 곧 삶을 잘 살아내는 과정의 연장선인 것이다. 하지만 ‘죽음’이라는 말에 떠오르는 표현들은 여전히 “무섭다 노화로 인한 자연스러운 증상들까지도 과도하게 의료화하여 연명을 최우선으로 삼는 현대 의료 시스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김현아 교수는 저서 『죽음을 배우는 시간』에서 이러한 현실을 날카롭게 지적한다. 그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사람들이 비로소 죽음을 직시하게 되었지만 놓아야 할 것과 붙잡아야 할 것을 구분하고 다시 차로 8시간 을 달려 도착한 파푸아 섬 내륙의 아시키 마을. 긴장한 탓이었는지 다시 파푸아 남단 머라우께까지 비행기를 네 번이나 갈아타고 다양한 질환으로 치료를 받다 병원이나 요양원에서 사망한다. 물론 암처럼 명확한 질환이 있다면 병원 치료가 필수적이지만 당신은 당신의 삶을 살고 있는가?” 이 질문에 진솔하게 답하며 살아가는 것 마지막 순간까지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하셨다. 목욕을 하고 점심을 드신 후 우리를 불러 잠시 얼굴을 보시고는 주무시겠다며 나가 놀라고 하셨고 막연한 두려움이었던 죽음에 대해 본격적으로 생각하고 ‘준비’라 는 단어를 떠올리게 한 결정적인 계기는 최근 프란치스코 교황과 두봉 주교의 소천 소식이 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건강이 악화된 상황에서도 마지막까지 사명을 다하며 희망과 감 사를 표했고 무엇보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알아야 한 다”고 말한다. 죽음이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은 결국 하나다. “지금 이 순간 무엇을 사랑했고 불확실성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법을 배우는 일”이라고 다시 한번 강조하며 사는 동안 아프지 않았 지만 자카르타에 도착하자 바로 배탈이 나서 한 달 이상을 고생하기도 했다. 비행기가 이착륙하거나 난기류를 만나 심하게 흔들릴 때면 나 역시 ‘죽을 수도 있겠다’ 는 막연한 생각이 들곤 했다. 1997년 가루다항공기 152편 추락사고 사회 전체가 죽음을 자연스 러운 과정으로 받아들이는 데 서툴다고 지적한다. 이와 관련하여 그가 소개한 ‘드라이빙 미스 노마’의 사례는 인상 깊다. 자궁암에 걸린 91세 노마 할머니가 현대 의학 치료를 거 부하고 아들 부부와 함께 미 대륙 횡단 여행을 떠나 친구들을 만나고 버킷리스트를 완성하 38 I 한인뉴스 2025년 5월호 는 여정을 통해 삶을 가장 충실하게 살아가 도록 이끄는 강력한 동기’임을 깨닫는다. 죽음을 두려워하며 외면할 것이 아니라 삶의 자연스러운 과정이자 언젠가 마주할 현실로 받아들일 때 비로소 현재의 삶이 얼마나 소중 한지 온전히 느낄 수 있다. 김현아 교수는 “삶은 매 순간 소중하다. 죽음을 생각한다는 것 은 결국 실 체가 보이지 않는다”와 같은 두려움과 부정적인 감정들이다. 사람들은 우리가 죽음을 모 르는 이유가 죽음을 경험하지 못했고 심장병 등 비전염성 질환이 사망 원 인의 70% 이상을 차지하며 죽음의 풍경이 빠르게 변했음을 보여준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전 세계적 비일상도 있었지만 아프면 어쩔 뻔했을까. 서울에서 자카르타까지 비행기로 이동하고 앞으로 살아갈 날들 을 무엇으로 채워갈지’ 생각하다 보면 인생의 의미와 방향이 보인다고 말한다. 그는 또 한 한 개인의 죽음은 자신뿐 아니라 가족과 지인 등 남겨진 사람들에게도 큰 충격과 상실 감을 안겨주기에 어떤 인생을 살아왔는지 얼마 지나 지 않아 평화롭게 숨을 거두셨다. 내가 40대에 시아버님이 돌아가셨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큰 병 없이 노환으로 돌아가셨기에 병원비는 크게 들지 않았고 여전히 죽음 을 자연의 일부가 아닌 싸워 이겨야 할 ‘병’처럼 취급하며 병원에 ‘외주화’하고 있다 고 비판한다. 김 교수는 “죽음이 병이 아닌데도 병처럼 치료받고 있다”며 연명에만 집 중하는 현재 시스템이 오히려 ‘더 나쁜 죽음’을 만든다고 역설한다. 김현아 교수는 “죽음은 고칠 수 있는 병이 아니다”라는 명징한 외침으로 죽음의 본질을 직시하고 우 리는 죽음을 회피하려는 본능을 가지고 있다. 초등학생 때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시는 것을 보면서 죽음이 내 삶에서 피할 수 없다는 걸 인지하게 된 것 같다. 할아버지는 뇌졸중으로 거동이 불편하셨지만 우리는 진정 으로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깨닫고 지금 이 순간을 더욱 충실히 살게 된다. 이 모든 성찰을 통해 나는 결국 ‘죽음은 삶의 끝이 아니라 인도네시아는 뇌졸중 죽음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 조연숙 (데일리인도네시아 편집장) ‘여기서 아프면 병원까지 못 가고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키 작은 관 목들이 듬성듬성한 사이로 붉은 흙이 다져진 도로가 끝없이 이어지는 길 위에서였다. 새벽 6시에 출발해 달리고 있지만 해가 지고 있는데도 목적지는 보이지 않았다. 건강한 상태에 서 이동하는 데도 이렇게 힘든데 죽음은 자신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도 함께 준비해야 할 과정임을 강조한 다. 정치사상사를 전공한 김영민 교수 역시 저서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에서 아침마다 죽음을 생각함으로써 자신과 공동체의 죽음을 상상하고 삶의 선택을 더욱 성심껏 하게 된다고 말한다. 로마의 철학자 루크레티우스는 “우리는 없는 것을 바라고 있는 것을 무시한다. 삶은 그 런 식으로 소진되며 죽음은 예기치 못하게 다가온다”고 경고했다. 몽테뉴는 죽음을 생각 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죽음이 주는 무서움에 대한 가장 한심한 대응이라 했다. 이러한 지 혜들은 결국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와 데이비드 케슬러가 『인생 수업』에서 우리에게 던진 강력한 메시지로 귀결된다. 삶의 마지막 순간에 과거를 후회하며 간절히 무언가를 바 라기보다는 즉 건강하게 의 식을 가지고 살다가 자신과 주변을 위한 준비를 마치고 평화롭게 죽음을 맞이하는 것에 대 한 구체적인 본보기가 되어주었다. 이분들의 ‘좋은 죽음’ 예시를 접하며 직접 경험한 사람들은 돌아오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상가집 대문에 걸린 노란색 등이 무서워서 멀리 돌아가던 어린 시절의 나처럼 한국은 교통사고와 암이 주요 사망 원인이었다. 불과 20여 년이 지난 2025년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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